이원종충북지사 한나라 입당…자민련 "배신행위"

  • 입력 2002년 3월 19일 18시 54분


이원종(李元鐘) 충북도지사가 마침내 19일 자민련을 탈당하고 한나라당에 입당함으로써 양당 관계가 한층 험악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호남고속철 분기점 선정과 조흥은행 본점 이전 문제 등 지역현안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약속과 대다수 도민의 여망에 따라 한나라당 입당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민련은 도민들의 마음에서 이미 떠났다”고 탈당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소속이던 이 지사는 98년 1월 자민련으로 당적을 바꿔 그해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됐으나 이번에 다시 한나라당으로 이적함으로써 “지방선거 때만 되면 당적을 바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자민련 정진석(鄭鎭碩) 대변인은 “배신과 변절로 권력의 양지만 쫓는 이 지사의 철새 행각과 그를 협박해 ‘정치 윤락’을 조장한 한나라당의 오만한 패권적 패륜적 공작정치의 말로를 머잖아 보게 될 것”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고얀 친구로구먼…”이라고만 말하고 말문을 닫았다고 정 대변인은 전했다.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한나라당의 주장처럼 ‘이 지사는 원래 한나라당 사람’이라고 한다면 자민련 사람인 김용환(金龍煥) 강창희(姜昌熙) 의원도 자민련에 돌려줘야 할 것이다”고 자민련을 거들었다.

반면 한나라당 한창희(韓昌熙) 부대변인은 “민심을 통찰한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이다”고 일축했다.

한나라당은 또 충북지역의 자민련 소속 일부 기초단체장까지 입당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이 자민련의 충청권 기반 흔들기가 본격화됨으로써 존립 위기에 직면한 자민련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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