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측근들과 산행 ＂박근혜 탈당 나도 놀랐다＂

8일 올 들어 처음으로 경기 양평군 용문산 산행에 나선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은 최근의 한나라당 상황과 대선구도에 대해 알 듯 모를 듯한 말을 많이 했다.

동행한 기자가 한나라당을 탈당한 박근혜(朴槿惠) 의원에 대해 “남자 100명보다 낫다”고 말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김 전 대통령은 즉답은 피한 채 “나도 놀랐다”며 “탈당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YS는 또 산을 오르던 중 수행한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과 김광석(金光石) 전 대통령경호실장에게 “오늘 영하 몇 도까지 떨어진다더니 이렇게 따뜻하다. 세상일이 이처럼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 상도동 집을 출발할 때엔 “앞으로 대선 때까지 몇 차례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상도동의 한 관계자는 “여야의 어느 누구든 대세론에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YS는 하산하면서 “일본 자민당의 가네마루 신(金丸信) 전 부총재의 타계 6주기를 추모하는 계파 출신 정치인들의 최근 모임에서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 총리가 술을 마시다 쓰러졌다고 하더라. 10년이 넘어도 좌장을 추념하는 일본 사람들의 신의가 대단하다”며 한나라당 내 민주계를 겨냥한 듯한 말을 했다.

등산을 마친 YS는 근처에 있는 한이헌(韓利憲)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의 전원주택에서 한나라당 박관용(朴寬用) 의원 등 민주계 출신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정치권에서는 YS의 이날 산행을 대선 정국을 앞둔 본격적인 정치활동 재개와 연관지어 보는 사람들이 많다.용문산〓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