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李총재 흠집내기’ 총공세

  • 입력 2002년 3월 7일 18시 20분


민주당은 7일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살고 있는 서울 가회동 경남빌라를 ‘가족 타운’으로 명명하고 거듭 증여세 포탈 의혹을 제기하는 등 파상공세를 펼쳤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허위사실을 바탕으로 흠집내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총재의 주거 문제〓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이날 “이 총재가 98년 이후 단 한번도 집에 대해 재산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97년 대선 때 서울 구기동 집을 팔았다고 신고한 이후 재산신고 목록에 집에 대한 명세는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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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99년 11월 당시 전세 7억원에 잠실 아시아선수촌 아파트(53평)를 얻어 이사갔고, 40평 오피스텔을 얻었는 데도 재산신고서에는 전혀 기록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아파트 전세금 7억원이 어디서 나왔는지, 또 이 돈을 신고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집중 추궁했다.

▽‘가족타운’ 시비〓민주당은 또 이 총재가 살고 있는 경남빌라 202호와 302호 두 채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도 밝힐 것을 요구했다. 대선 직후인 98년 1월 사돈 최기선씨가 샀다는 302호(105평) 구입자금 20억원의 출처를 밝히라는 것이었다.

이 빌라는 ‘차명 빌라’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민주당측의 주장. 민주당 관계자들은 이 빌라 구입 시점이 98년 1월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세풍(稅風) 자금’으로 빌라를 샀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회창 총재 재산시고서에 드러나지 않은 이사 과정
97년12월대선 직전 서울 구기동 자택 매각 → 신당동으로 이사
98년 4월서울 가회동 경남빌라로 이사
99년 5월보궐선거 앞두고 서울 잠실 장미아파트로 이사
99년 7월서울 잠실 오피스텔(40평) 전세
99년11월서울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전세
2000년 3월서울 가회동 빌라로 이사

민주당측은 또 이 총재 친척이 빌려주었다는 202호에 대해서도 친척이 누구인지,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경남빌라 402호에 이 총재 딸 연희씨 부부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202호 302호 402호까지 이총재와 아들과 딸 등 일가족이 가족타운을 형성해 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나라당 반박〓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이총재가 99년 11월 입주해 4개월간 살았던 아시아선수촌 아파트는 사위인 최명석 검사(현재 변호사)가 샀다가 제주지검으로 발령나는 바람에 이 총재가 입주했던 것”이라며 “최 검사는 그 전에 살고있던 서울 개포동 아파트를 판 돈으로 이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가족타운’ 주장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3층 빌라 하나만 쓰고 있고 2층은 친척이 전세 낸 것을 1년에 몇 차례 이용할 뿐이다”고 말했다.

재산신고 누락 및 증여세 포탈의혹에 대해서는 “이 총재 명의로 구입하거나 전세를 얻은 일이 없기 때문에 신고하지 않았을 뿐이며 친척 간에 집을 빌려주는 데 증여세를 부과한 전례가 있는지 과세당국에 물어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같은 빌라 4층에 사위인 최 전검사가 지난달 이사를 와서 살고 있다는 주장이 새로 제기되자 남 대변인은 “선거를 돕기 위해 사위가족이 가까이 온 것이며, 월세 900만원에 1년 계약으로 입주했다”고 다시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한나라당은 이 총재 가족타운 시비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데 대해 국민 정서상 안 좋게 비칠 수 밖에 없다는 점 때문에 무척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 총재 특보단 회의에서 논란 끝에 김 대통령 일가 재산문제를 일단 거론하지 않기로 한 것도 확전을 피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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