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위험한가

  • 입력 2002년 3월 5일 18시 03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악의 축’에 북한을 포함시킴으로써 북한은 물론 미국의 핵심 동맹국들로부터도 비난을 받고 있다. 왜 북한인가. 북한은 확실히 불량국가다. 핵과 미사일, 그리고 생화학 무기의 위협까지 제기되고 있다. 비군사적 문제로는 위폐, 마약밀수, 납치, 기근, 인권침해 등이 있다.

그러나 북한정권이 ‘악(evil)’이더라도 미국을 위협할 만한 ‘축(axis)’은 아니다. 부시 대통령이 지난달 중순 동아시아의 핵심 3개국(한중일)을 방문했을 때 3개국은 모두 북한 무기의 사정권에 들어있음에도 ‘악의 축’ 선언을 지지하지 않았다. 반면 최악의 경우 태평양을 가로지를 대륙간 탄도 미사일의 사정권에 있는 미국이 북한의 위협을 가장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탄도 미사일은 이론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중국은 북한이 붕괴할 경우 북한 난민이 대거 유입되고 압록강에서 미군과 대치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북한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 당연히 ‘악의 축’ 규정에 반대하고 있다. 일본의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은 간결하게 “우리는 그런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부시 대통령은 3개국 방문에서 북한에 대한 공격적인 입장에서 후퇴, 평화를 사랑하는 지도자로 자처했다.

그러나 한국 관리들은 부시 대통령의 진의가 무엇인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의심으로 한국은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중국에 접근하거나 심지어는 민족 동맹의 입장을 강화할 수 있다. 그리고 부시 대통령의 공격적인 언사는 노심초사하는 북한을 더욱 구석에 몰 수 있다. 이것이 평화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판단키 어렵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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