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씨 벤처비리 연루의혹 '핸디콤코리아'는 어떤회사?

  • 입력 2002년 2월 28일 18시 44분


핸디콤코리아는 송봉섭(宋奉燮·42)씨가 2000년 1월 ㈜갑경에서 이름을 바꿔 설립한 중소기업이다.

벤처붐에 편승해 손바닥 지문(장문·掌紋)을 인식하는 보안시스템 개발 사업을 벌였으나 판매 실적이 저조해 현재 사실상 폐업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인터넷사이트 주소도 등록비를 내지 않아 주인이 바뀐 채 경매시장에 나와 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남 이성호(李聖鎬)씨를 비롯해 장관 및 여당 국회의원들이 2000년 8월 창업식에 대거 참석했던 핸디텍코리아는 송씨가 자사제품 판매를 위해 자본금 2억원으로 설립한 회사였다. 송씨는 핸디텍코리아 대표에 이성호씨의 중고교 후배인 차중덕씨를 앉혔다.

자본금이 29억5000만원인 핸디콤코리아는 중소기업청에 의해 벤처기업으로 지정됐으나 코스닥시장에 등록되지는 못했다. 이 과정에서 코스닥 등록을 위해 매출실적을 실제보다 부풀려 지난해 5월 서울 반포세무서에 고발 조치되기도 했다.당시 이 회사는 가짜 세금계산서를 사들여 2000년의 매출과 매입을 각각 90억원과 72억원 부풀리는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핸디콤코리아의 한 전직 임원은 “실제 매출규모는 연간 몇 억원에 불과했으며 장문인식 보안장치는 부피가 너무 커 거의 팔지 못했다”고 밝혔다. 핸디콤코리아는 핸디텍코리아 외에도 핸디정보시스템 등의 ‘계열사’를 통해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끌어 모았다.회사설립자인 송씨는 투자자들로부터 사기혐의로 고소당한 뒤 해외로 달아났으나 정확한 도피시점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송씨의 전력(前歷)도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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