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주재 영국 호어대사 "北 대화 원한다"

  • 입력 2002년 2월 7일 18시 39분


“북한은 미국과 대화하길 원한다. 하지만 재래식 전력이나 미사일 문제의 논의를 전제 조건으로 만나는 건 원치 않는다.”

6일 입국한 제임스 에드워드 호어 초대 평양 주재 영국 대리대사(59)는 7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미 공화당 정부의 변화한 대북 정책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영국과 북한은 2000년 12월 수교했으며 호어 대사는 작년 7월 부임했다.

호어 대사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연두교서 파문 이후 만난 북한 관리들은 ‘악의 축’이라는 표현에 대해 분노했다”며 “그들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군사행동이 다른 나라에도 적용될지 모른다’며 걱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평양 주민들의 일상생활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그는 전했다.

호어 대사는 또 “평양 관리들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한 미 정부의 태도가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그들은 올 12월 남한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햇볕정책보다 나은 대북정책이 나올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호어 대사는 동아일보사를 방문해 김학준(金學俊) 사장과 남북 관계 및 한반도 정세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종훈 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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