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세무조사 주역들 비리연루 줄줄이 낙마

  • 입력 2002년 2월 7일 17시 52분


1년 전 언론사 세무조사를 주도했던 주역들은 대부분 각종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거나 공직에서 물러나는 등 ‘악운(惡運)’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무조사 당시 안정남(安正男) 국세청장은 지난해 9월 개각에서 건설교통부장관으로 영전했지만, 부동산투기 의혹을 받다가 근육암 치료를 이유로 21일만에 퇴진했다.

지난해 11월 돌연 출국, 일본과 캐나다를 거쳐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안 전 청장은 최근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의 동생 신승환(愼承煥)씨로부터 사채업자 최모씨의 세금감면 청탁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검찰의 조사대상에 올라 있다.

국세청의 고발에 따라 수사에 나섰던 검찰 수뇌부의 처지도 비슷하다. 신 전 검찰총장은 지난달 특별검사팀의 ‘이용호 게이트’ 수사과정에서 동생 승환씨가 알선수재혐의로 구속되자 자진사퇴했다.

신 전 총장은 또 지난해 9월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중단 압력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특검팀의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세무조사와 관련이 있는 대통령수석비서관들도 줄줄이 낙마했다.

신광옥(辛光玉) 전 대통령민정수석은 민주당 당료 최택곤(崔澤坤)씨로부터 18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으며, 박준영(朴晙瑩) 전 대통령공보수석은 ‘수지 김 살해사건’으로 구속된 윤태식(尹泰植)씨와 수차례 접촉한 사실이 밝혀져 검찰 조사를 받았다.

반면 손영래(孫永來) 당시 서울지방국세청장은 국세청장 자리에 올랐으며, 최일선에서 세무조사를 지휘했던 당시 서울지방국세청 1∼4국장은 각각 국세청 개인납세국장, 부산지방국세청장, 국세청 기획관리관, 광주지방국세청장으로 영전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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