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악의 축" 부시발언에 이견

  • 입력 2002년 2월 5일 23시 01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한 이란 이라크 등 3국을 함께 ‘악의 축’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북한은 이란 이라크와는 다르며 북한에 대해서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고 뉴욕타임스지가 5일 보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4일 뉴욕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에 대해 처음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그는 특히 “북한에 관해서는 나는 (부시 행정부와) 완전히 견해가 다르다”며 “2000년 12월 북한으로부터 미사일 개발계획 포기선언을 거의 얻어낼 수 있는 상황까지 북-미관계가 급진전됐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평화협상에 매달리느라 워싱턴을 떠날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나 자신 북한문제에 관한 한 후임자에게 커다란 외교적 승리를 남겨놓았다고 여겼다”며 부시 대통령이 취임 초기 강경 발언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그는 또 유엔 내에서 이라크 제재에 대한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으며 이란 내에는 미국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진보적 정부와 우리가 주의 깊게 감시해야 할 보수 강경파 등 ‘2개의 정부’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양섭 기자 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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