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이원집정부制도 검토"

  • 입력 2002년 1월 10일 18시 55분


“만성적 정치불안과 부패의 근원인 대통령제를 바꾸기 위해서는 내각제든 이원집정부제든 근원적으로 권력을 나눠 갖는 쪽으로 가야 한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10일 재일 한국민단 행사 참석차 일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JP가 이원집정부제도 검토대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정진석(鄭鎭碩) 대변인은 “이원집정부제도 내각제의 한 형태로서 내각제를 폭넓게 논의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 당직자는 “대통령 중임제 개헌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제왕적 대통령’을 만드는 현행 헌법의 문제점에는 인식을 같이 하는 것 아니냐. 내각제 추진에 동참할 사람을 늘려가기 위한 JP의 행보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JP와의 문답 요지.

-이수성(李壽成) 전 국무총리가 8일 회동에서 제기한 이원집정부제를 어떻게 생각하나.

“프랑스는 당초 외무부장관이 파리를 떠나 미국 케네디 공항에 내리면 ‘어느 나라 장관이냐’는 질문을 받을 만큼 정권이 자주 바뀌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원집정부제를 해서 몇십년 간 아주 안정된 정치를 하고 있다.”

-순수 내각제를 고집하지 않는다는 뜻인가.

“나는 그렇게 고집불통이 아니다. 둘 중 어느 쪽이 더 좋겠느냐는 것은 국민 여론을 들어보고 결정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내가 이 전 총리에게 말했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은 7일 회동에서 내각제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는데….

“자꾸 ‘결렬됐다’고들 하는데, 내가 무슨 담판을 하러 갔느냐. 일어서기 조금 전에 ‘15일 대전에서 내각제를 위한 대선출마 결심을 밝힐 예정이니 잘 지도해주길 부탁한다’고 했더니 김 전 대통령이 ‘일찍이 내각제에 찬성한 바 없고 60년에도 실패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60년에는 여건이 돼있지 않았으니 지금과 결부시키지 말라’고 얘기한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이 내각제에 관심이 없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하지만 90년 3당통합 때 내각제 개헌에 사인한 것을 잊어버린 모양이다. 나는 거짓말 안 한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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