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권경쟁 본격화]'포스트 昌' 주도권 잡아라

  • 입력 2002년 1월 8일 18시 08분


민주당이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일정을 확정하면서 정국이 경선 소용돌이에 돌입하자 한나라당 내에서도 대선후보와 총재, 부총재 경선을 겨냥한 당내 중진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대선후보의 경우 현재로서는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독주하는 양상이지만, 당권-대권 분리론이 세를 얻으면서 ‘이회창 이후’의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둔 물밑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비주류 연대 가시화〓박근혜(朴槿惠) 부총재는 8일 김덕룡(金德龍) 의원과 회동, 대선후보 경선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최우선적으로 이 총재 중심의 당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했다.

이부영(李富榮) 부총재도 이날 “조만간 김 의원과 박 부총재를 만나 전당대회 투표 참여 인원을 민주당의 7만명 이상으로 늘리는 문제를 포함, 공정 경선을 보장하는 방안을 논의해 공동 의견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말해 이들 3인간 비주류 연대가 곧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비주류 연대와 관련해 박 부총재는 “당 개혁에 뜻을 같이 하는 인사와 함께 대선후보와 당권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손을 잡을 용의가 있다”며 ‘대선 전 당권-대권 분리’ 주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당권-대권 역할분담을 통한 ‘반(反) 이회창’ 연대론을 제기했다.

박 부총재는 “그럴 경우 나는 당권에 도전할 생각은 없으며, 대선후보 경선에 끝까지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기 당권을 노려라〓비주류와 달리 대선 후 당권-대권 분리를 주장하고 있는 최병렬(崔秉烈), 강재섭(姜在涉) 부총재는 일단 대선에서는 이 총재를 돕고 이후 차기 당권을 노린다는 전략. 부총재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해 차기 당권 경쟁에 우위를 점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강삼재(姜三載) 부총재도 당권 재도전 쪽에 초점을 맞추고 여러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으며, 서청원(徐淸源) 의원은 16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직에 도전하는 문제와 차기 당권을 겨냥한 부총재 경선에 뛰어드는 문제를 놓고 고심 중이다.

또 손학규(孫鶴圭) 의원은 경기지사 선거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으나 “여러 가지로 고민 중”이라며 경선 참여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하순봉(河舜鳳) 박희태(朴熺太) 김진재(金鎭載) 부총재는 부총재 경선에 재도전할 것이 확실하며, 강창희(姜昌熙) 부총재와 김기배(金杞培) 전 사무총장도 부총재 경선 준비에 들어갔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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