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한파 온다" 정치권 비상…김용채부총재 조사에 긴장

  • 입력 2001년 12월 27일 18시 27분


각종 ‘게이트’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진행되자 연말연시에 정치인들을 겨냥한 대규모 사정 작업이 이뤄질 것이란 소문이 정치권에 무성하다.

특히 그동안 잇따른 ‘게이트’ 파문 속에서도 거론된 사람이 전무해 무풍지대에 머물고 있던 자민련마저 김용채(金鎔采) 부총재가 검찰 조사 대상에 오르자 정치권 사정설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 사정설은 최근 검찰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과 맥을 같이한다.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 탄핵안 파동 후 검찰이 신광옥(辛光玉) 전 법무부 차관과 이무영(李茂永) 전 경찰청장을 잇달아 구속하는 등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면 상대가 누구든 성역(聖域)없이 파헤치고 말겠다’는 결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점에 비추어 ‘후속 작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시기적으로도 이번 연말연시가 정치인 사정의 ‘적기(適期)’라는 얘기도 나온다. 내년 2월에 들어서면 임시국회가 소집돼 정치인을 소환하기가 쉽지 않고 그 후에는 곧바로 지방선거(6월)와 대통령선거(12월)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

한나라당의 한 정보통 의원은 27일 “검찰이 김홍일(金弘一)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핵심 인사들과 관련된 세간의 의혹에 대해 먼저 정지작업 차원에서 철저한 조사를 한 뒤 본격적인 정치인 사정에 나선다는 얘기가 있다. 여러 게이트와 무관하게 몇몇 의원들의 개인 비리에 대한 수사 자료도 검찰이 이미 상당히 축적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도 이날 김용채 부총재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죄가 있다면 밝혀야 하겠지만 왜 지금 야당 정치인 수뢰 혐의가 흘러나왔는지, 야당 사정의 신호탄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의혹들이 하루빨리 밝혀져서 새해를 밝은 마음으로 맞자는 것이 진심이다”고 말했다.

<송인수·부형권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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