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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27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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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옥(韓光玉) 대표는 27일 “당이 살려면 대선주자들이 직접 나서서 합의점을 찾는 길밖에 없다”는 일부 의원들의 건의를 수용해 28일 오전 대선 예비주자들이 모두 포함된 당 상임고문회의를 전격 소집했다. 이날 회의는 국회일정마저 27일로 모두 마무리된 만큼 대선 예비주자들이 홀가분한 상태에서 민감한 당내 현안을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하는 ‘마라톤 회의’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회의 결과에 따라서는 당의 내분이 오히려 심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귀추가 주목된다. 전당대회 시기를 둘러싼 대선주자 간의 대립구도가 ‘이인제(李仁濟) 대 반(反) 이인제’ 진영으로 구체화되면서 당내의 긴장감이 한층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인제 상임고문과 동교동계 등 당권파는 3월 전당대회에서 후보와 당 지도부를 동시에 선출하자는 입장. 반면 한화갑(韓和甲) 김중권(金重權) 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 정대철(鄭大哲) 상임고문 등 ‘반(反) 이인제’ 측은 지방선거 전 당 지도부를 선출한 후 7월경 대선후보를 뽑자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28일 상임고문단 회의에서는 이 고문 측이 합의가 안될 경우 표결을 해서라도 연내에 시기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알려져, ‘표결을 강행하면 당이 분열할 우려가 있다’며 맞서는 반 이인제 진영과 한바탕 격돌이 예상된다.
실제 이 고문 측은 최근 계보모임을 잇따라 갖고 합의가 안되면 당무회의에서의 ‘연내 표결’도 불사한다는 실행계획을 세웠다. 동교동계인 김옥두(金玉斗) 이해찬(李海瓚) 의원도 “표결을 해서라도 연내 처리하지 않으면 상당한 혼란이 온다”고 압박했다.
이에 맞서 한화갑 김근태 정대철 고문은 27일 아침 따로 만나 지방선거 후 대선후보 선출 입장을 재확인, 결전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대선주자간 대립전선은 특대위와 쇄신연대로까지 번져 당 전체가 양축으로 분화하는 양상이다. 이날 당무회의에서도 특대위 측은 이 고문 측 입장에 가까운 주장을, 쇄신연대 측은 반 이인제 진영의 손을 들어주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아무튼 28일 상임고문단 회의는 날로 첨예해지는 당내 양대세력의 대립을 해소하고 일체감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지 분열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지를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윤종구기자>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