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식 게이트 정치권 긴장]與 ＂구여권 비호세력 규명＂

민주당 당직자들의 표정이 모처럼 펴졌다. 수지 김 사건의 주범인 윤태식(尹泰植)씨의 정 관계 로비의혹 사건이 불거지면서 모처럼 한나라당을 향해 포문을 열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여기다 ‘부산판 수서비리사건’으로 세간에 주목을 받았던 다대-만덕지구 택지전환 의혹사건의 주범 이영복씨가 자수하자 민주당 관계자들은 또 하나의 ‘호재’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적극 공세는 우선 수지 김을 살해한 윤씨가 국내에서 벤처기업가로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옛 안기부를 비롯한 구여권의 조직적인 뒷받침이 있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이제 구 여권이 어떻게 윤씨를 비호했는지, 추악한 공생의 베일을 벗겨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구여권 인사 중 △윤씨 회사의 주식을 보유한 한나라당 S의원 △윤씨가 운영하는 P사의 세미나에 의원들을 동원한 L의원 △대주주 명단에 포함된 K의원 △기업 세미나에 참석한 P의원 △P사의 감사로 있는 K전의원 등을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하고 있다.

민주당 측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야당 중진의원 다수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한나라당을 압박하고 있다.

부산 다대-만덕지구 택지전환 사건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이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또한 엄정하고 철저하게 이뤄져 그동안 제기된 모든 의혹이 규명되기를 바란다”며 “사건을 맡은 현지 검찰의 분발을 요망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두 사건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한나라당 내 민주계 출신이라는 점에서 공세의 수위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