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와 돈]정치인 "경제난 몰라요" 거둬들인 돈 매년 늘어

  • 입력 2001년 12월 10일 18시 05분


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경제난 속에서도 정치인들이 거둬들인 정치자금 규모는 해마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치자금 가운데 후원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 추세를 보여 정치인의 후원금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동아일보와 연세대 국제학연구소가 96년부터 지난해까지 여야 국회의원들의 후원회 및 지구당의 수입 지출 내용에 관한 선관위 공식 자료를 입수,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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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의원들의 정치자금 수입총액은 96년 평균 2억5547만원에서 97년 1억9670만원으로 떨어졌으나 98년 2억3328만원, 99년 2억4199만원, 2000년 3억7116만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정치자금 중에서도 후원금 수입은 96년 평균 1억2708만원에서 97년 1억1591만원으로 다소 줄었으나 98년 1억3423만원, 99년 1억8278만원, 2000년 2억2271만원으로 계속 늘어났다. 정치자금 중 후원회가 차지하는 비율도 96년 49.7%에서 97년 58.9%, 98년 57.5%, 99년 75.5% 로 계속 증가했다. 16대 총선이 치러진 2000년에는 60%로 감소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경우 정권 교체 이전엔 후원회 수입 중 후원회원으로 등록한 후원자, 특히 법인회원의 후원금이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정권 교체 이후에는 법인회원의 후원금 제공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집권 이후 법인의 후원금 비중이 크게 늘어 권력 향배가 법인의 후원금 제공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16대 총선 출마자 70명을 상대로 한 대면 인터뷰 조사에서 현역 의원들은 선거철이 되면 소속 상임위 유관 기업이나 단체의 후원금이 평소보다 2∼3배 늘어났다고 밝힌 사람들이 많았다.

<박성원·정연욱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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