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金의원은 몸통 소개역 배후 밝혀라"

  • 입력 2001년 11월 21일 18시 55분


한나라당이 정현준 진승현 이용호 등 ‘3대 게이트’ 사건의 배후에 가려진 몸통을 밝히라고 공세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은 21일 기자들과 만나 “3대 게이트에 거론된 젊은이들은 수백억원 규모의 사업을 할 수준이 아니다”라면서 “또 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개입한 사실을 보아도 이들 뒤에 더 큰 ‘무엇’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김재환(金在桓) 전 MCI코리아 회장 진술대로 민주당 김모 의원이 5000만원을 뇌물로 받았다면 그것은 아마도 ‘몸통소개비’ 명목일 것”이라며 “진짜 로비자금은 ‘몸통’에 전달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제야말로 3대 게이트의 몸통을 밝힐 때”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구체적인 몸통의 실체는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친인척에 화살을 겨누고 있는 분위기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이 20일 “민주당 김홍일(金弘一) 의원은 조폭 대부 및 대검 공안부장 등과 공공연히 휴가를 즐긴 대통령 아들”이라고 공세를 편 것도 ‘몸통론’의 불씨를 지피기 위한 전략의 일환. 장 부대변인도 21일 “상당수 국민은 김 의원이 대통령과 정권을 위해서라도 의원직을 내놓고 정권이 끝날 때까지 (미국에서) 돌아오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이 같은 한나라당의 몸통론 공세는 각종 의혹사건과 관련해 ‘변죽만 울릴 뿐 알맹이가 없다’는 일각의 회의론을 차제에 확실히 잠재우고 검찰수사에도 압박을 가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한나라당의 공세에 대해 민주당은 ‘의혹부풀리기에 급급한 정치공세’라고 일축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몸통이니 깃털이니 하는 얘기들은 한나라당의 옛날 비리 때 자주 등장했던 ‘전매특허’ 아니냐”며 “깃털도 아직 확인된 바 없는데 몸통은 무슨 몸통이냐”고 반박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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