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문건유출 진사 조사]"野, 경찰을 프락치 이용"

  • 입력 2001년 10월 22일 18시 49분


민주당은 22일 제주경찰서 정보보고 문건 유출 사건을 ‘한나라당 경찰 프락치 사건’으로 규정하고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한 진상조사단을 제주경찰청과 검찰에 보내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 엄벌을 촉구했다.

민주당 조사단은 한나라당의 ‘정치공작’ 여부에 초점을 맞춰 경찰을 추궁했다. 정 최고위원은 “문제의 문건은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흔들어 보이기 위해 주문생산한 문건임에 틀림없다”며 “한나라당이 정보과 형사를 개입시켜 의혹을 부풀리고, 재·보선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진행한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박주선(朴柱宣) 의원은 “임 모 경사가 10월20일 한나라당 제주도지부 김 모 부장에게 전화해 ‘아무일 없게 해준다더니 이렇게 곤혹스럽게 하느냐, 내 신상에 문제가 생기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는데 사실이냐”고 따졌다.

그는 이어 “국가 공권력의 핵심인 경찰이 프락치로 이용된 심각한 사건인 만큼 한나라당 중앙당 차원의 개입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송영길(宋永吉) 의원은 “수사대상도 아니고 VIP도 아닌 정학모(鄭學模)씨를 제목으로 한 별도 보고서를 임 경사가 만들 이유가 없다”며 “외부 요청에 의해 만들어진 문건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봉안(柳奉安) 제주경찰청장은 “그렇게 생각하면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답변, 1시간 전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현재까지는 주문생산한 문건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답변을 했다.

유 청장은 “임 경사의 다른 보고서를 찾아봤더니, (이번 문건의) 스타일은 마치 요구에 의해 만든 것 같더라”며 “철저히 수사해 진상을 꼭 밝히겠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허위 보고서를 작성해 야당에 고의 유출한 임 경사와 이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한나라당 김 부장을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배기선(裵基善) 의원은 “경찰이 야당의 정파적 이해에 동조한 것처럼 보여지는 행위는 참으로 안타깝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감독하라”고 경찰간부들을 질책했다.

<제주〓윤종구기자>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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