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 방미 싸고 여야 심야까지 고전

  • 입력 2001년 9월 28일 02시 51분


27일 국회 정보위의 국정원 국감은 차수 변경을 하면서 28일 새벽까지 비공개로 진행됐다. 김형윤 전 국정원 경제단장의 수뢰의혹 등 쟁점이 많아 증인으로 출석한 황장엽(黃長燁) 전 북한 노동당 비서에 대한 신문이 27일 밤11시30분경에야 시작됐기 때문이다. 황씨가 국회 정보위 간담회에 참석한 적은 있지만,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심야 국감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황씨의 방미 허용을 거듭 촉구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며 사실상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한나라당 유흥수(柳興洙) 이윤성(李允盛) 강창성(姜昌成) 의원 등은 “미국 의회가 황씨의 신변안전 보장을 약속했는데도 방미를 불허하는 것은 황씨가 미국에 가서 대북 햇볕정책을 비판하지 않을까 우려하기 때문이 아니냐. 황씨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행동의 제약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문희상(文喜相) 박상천(朴相千) 의원 등은 “황씨 본인이 직접 북한의 테러대상이라고 성명을 발표해 정부가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신변보장 합의가 안된 상태에서 망명자 신분으로 특별관리 대상인 황씨를 미국에 보낼 수는 없다. 황씨의 방미는 한반도의 긴장완화 차원에서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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