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주실장체제 이후]실세수석 영향력 더 커지나

  • 입력 2001년 9월 23일 18시 44분


이상주(李相周) 비서실장 체제 출범 이후 수석비서관들의 대통령에 대한 보고 체계에도 변화가 생겼다.

우선 매일 아침 대통령 관저에서 열리던 ‘정치 관련 수석비서관’ 모임이 없어졌다. 한광옥(韓光玉) 전 비서실장 시절에는 오전 8시면 대통령 관저에 비서실장과 정책기획, 정무, 공보수석 등이 모여 그 날의 주요 국정 및 정치 이슈를 논의했다. 그러나 이 실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이 모임이 없어졌다.

대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필요할 때마다 비서실장이나 각급 수석비서관들의 보고를 수시로 받고 있다. 김 대통령은 또 매달 두 차례씩 수석비서관회의를 직접 주재하기로 하고, 미국 테러사건 직후인 13일 수석비서관회의를 가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필요하면 언제든지 대통령에게 직보할 수 있는 상황에서 매일 아침 관저에서 별도 회의를 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는 지적이 전부터 있었다”며 “관저회의를 없앤 것은 보고 체계를 시스템화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보고 체계 변화를 두고 청와대 내에서는 일부 ‘실세 수석’의 비공식 영향력이 더욱 증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사실상 대통령의 지침을 매일 비서실에 전달하는 역할을 해 온 관저회의가 없어지면서 수석들의 재량권이 늘어났다”는 긍정적 평가가 엇갈린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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