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JP전격회동 배경

  • 입력 2001년 9월 11일 10시 45분


김영삼(金泳三.YS) 전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명예총재가 12일 다시 회동한다.

이번 회동은 지난달 17일 '때가 되면 그 분(YS)을 찾아뵐 것'이라는 JP 요청에 호응, YS가 10일 저녁 전직 장관급 인사를 JP의 신당동 자택으로 은밀히 보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6개월 보름만에 이뤄지는 이번 만남은 `DJP 공조' 붕괴로 정국이 `1여 2야' 구도로 전환되는 등 중대변화가 초래된 상황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JP는 `2여 공조' 와해로 국회 교섭단체가 붕괴되면서 정치적 위상이 추락했고, YS는 한나라당의 상대적 입지 강화로 영향력이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양김(兩金)'의 회동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심전심으로 이뤄진 것은 두 사람의 이같은 처지와도 무관하지 않다.

한 관계자는 11일 '두 사람은 서로의 필요성에 의해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 것'이라며 '현정부 대북정책의 골간인 햇볕정책과 언론 세무조사, 양진영간 협력문제가 거론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번 회동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두사람이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는 것이다. 물론 두 사람간 협력관계 설정도 주목된다.

일단 YS는 수차례 `DJ와 협력은 없다'고 선언했고, JP도 DJ와 결별한 시점임을 감안할 때 `반DJ 협력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 관계자는 '두사람은 현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 강도높은 비판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한나라당과의 관계설정에 있어서는 YS와 JP간 입장에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YS는 여야 영수회담에 부정적 입장이었다는 점에서 이 총재의 행보를 못마땅하게 생각할 공산이 높은 반면, JP는 교섭단체 재구성을 위한 한나라당의 협조문제를 의식, 중립적 자세를 취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YS가 사람을 보내 JP를 만나겠다고 한 것은 YS특유의 `선수 치기'로 볼 수 있다'면서 '이는 다분히 이 총재와 JP의 회동을 의식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결국 두 사람은 이번 회동을 내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킹메이커' 역할을 하는데 서로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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