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5차 장관급회담 서울 개최 합의

  • 입력 2001년 9월 6일 16시 09분


남북한은 올 3월 북측의 일방적인 연기로 무산됐던 제5차 남북장관급회담을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6일 합의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10시 판문점 연락사무소를 통해 남북장관급회담 남측 수석대표 명의로 북측 대표단장에게 대북전통문을 보내 북측이 6·15 남북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남북 당국간 대화를 조속히 재개하자고 제의한 것을 환영한다 며 이같은 회담 일정을 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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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북측은 이례적으로 반나절만인 오후 3시 남측 제의에 동의한다는 전화통지문을 보내왔다.

북측은 최근 북-러 및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문제에 대한 입장도 정리한 것으로 알려져 6개월만에 재개되는 이번 남북 당국간 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가 다시 대화 기조에 접어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정부는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 문제를 장관급회담의 주요 의제로 협의할 생각이어서 이번 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여부에 대한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이 이미 합의하고도 이행하지 못한 경의선 연결, 이산가족, 개성공단, 금강산 육로관광, 경협 4개합의서 이행문제 등도 논의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북한은 2일 임동옥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명의의 방송통지문을 통해 조속한 남북 당국 대화의 제개를 남측에 제의했다.

▼5차 장관급 회담 전망 ▼

15일 서울에서 재개되는 5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양측은 그동안의 대화 중단으로 인한 이해득실을 따져보고 앞으로 어떻게 대화를 끌고 갈지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측은 미국의 대북 강경노선을 지켜봐 왔고,북-러, 북-중 정상회담을 가졌기 때문에 이런 일련의 사태 발전이 대화 테이블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된다. 중·러는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에게 대화의 필요성을 누누이 강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경의선 연결을 비롯한 제반 현안들을 논의할 계획이지만 초점은 역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 문제에 맞출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많지 않은 정부로서는 이번 기회에 답방에 대한 북측의 생각을 확실히 알아야만 준비를 하든 포기를 하든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러나 이번 회담에 너무 많은 기대가 쏠리는 데 대해서는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한 당국자는 한꺼번에 여러 가지 합의사항들을 이행할 여력이 없는 북한이 대화에 나오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현안 논의와 협상에서 얼마나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고 말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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