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 나팔수 노릇 말라"…한나라 분과위원장 비주류 비난

  • 입력 2001년 4월 24일 18시 40분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17개 분과위원장들이 24일 개헌론을 제기하거나 이회창(李會昌)총재 중심의 당 운영방식을 비판하고 있는 당내 비주류와 소장파를 겨냥해 “야당 분열을 노리는 여권의 계략에 나팔수 역할을 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중앙위 분과위원장들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당내 일부 인사들이 부질없는 이념논쟁이나 피아를 구분하지 못하는 몰상식한 언행으로 우리 당을 아끼는 많은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당원 동지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며 “당 분열 책동행위나 당원들에게 깊은 상처를 입히는 행위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의했다.

이들은 ‘우리의 선언’이라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우리 당은 한 두 사람의 개인적 이기심이나 공명심을 충족시키는 무대가 결코 될 수 없다”며 “보혁논쟁과 통일방안 개헌론 등 모든 토론을 당내에서 해야지 사견을 마구 언론에 뿌려서 국민들을 근심시켜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특히 “‘3당 야합’은 우리 당에 대한 포위작전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며 “개헌과 야당 분열, 정계개편 시도가 그 핵인 만큼 우리 당 누구도 그들의 나팔수가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19일에는 당 소속 경기도의회 의원 21명이 “총체적인 민생파탄으로 국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 정략적인 개헌논의를 하고 있는 일부 정치권의 행태에 실망과 개탄을 금할 수 없다”는 내용의 건의문을 이회창(李會昌) 총재에게 전달했다.

한편 김덕룡(金德龍) 의원 등 비주류측은 정면 대응은 자제하면서도 “중앙위 분과위원장들의 이런 행동이 오히려 당의 분열을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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