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공정한 선거관리' 발언의미]"중립내각 암시"해석 분분

  • 입력 2001년 1월 6일 19시 15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선거에서 ‘공정한 선거관리자’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정치권에선 그 배경에 대해 다양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대통령의 언급을 문면 그대로 놓고 보면 한나라당이 협력한다는 ‘전제’에서 공정한 선거관리를 하겠다는 논리구조를 띠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언급은 한나라당에 대해 “국정운영에 우선 협력해 달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보낸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대통령으로선 ‘한나라당의 협조’가 절박한 과제이다.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가 복원됐다고 하지만 국회 안정의석은 물론 과반의석에도 못미치는 게 집권 여당의 현실이다. 정국 불안요인이 항상 내재돼 있는 셈이다.

김대통령이 4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의 영수회담에서 “최소한 경제와 남북문제에 있어서는 협력해 달라”고 재삼 부탁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김대통령이 1월 중 발표할 국정쇄신 방안에도 이 같은 내용이 들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여야의 현 대치국면으로 볼 때 김대통령의 이 같은 기대가 당장 충족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고위관계자는 “야당과의 협력과 대화로 문제를 풀어간다는 것이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이지만 야당은 그런 자세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편으로 김대통령의 ‘공정한 선거관리’ 언급은 차기 대선을 앞두고 중립내각 구성이나 민주당적 이탈 같은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는 해석도 있지만 대선까지는 시일이 많이 남았고 상황도 워낙 가변적이어서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더 우세한 편이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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