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위, 小委공개 하나마나…각 당 사전논의

  • 입력 2000년 12월 20일 18시 50분


국회 예산결산위가 올해 처음으로 예산안 조정소위의 계수조정작업을 전면 공개함에 따라 ‘소위 내 소위’가 나타나는 등 많은 변화가 보이고 있다.

▽공개는 했지만…〓최근 예결위원들 사이에서는 “예산안조정은 ‘소소위’에서 결정된다”는 말이 나돈다. 공개 소위에서는 ‘겉핥기’식 논의만 하고 위원장과 각 당 간사 등으로 구성된 ‘소위 내 소위’에서 실질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공개로 예년처럼 밀실에서 정치적 논리에 따라 예산안을 밀고 당기던 ‘관행’이 외부의 ‘눈길’ 때문에 불가능해지자 생겨난 편법인 셈이다.

이 때문에 정작 소위의 회의 시간은 하루 4∼5시간에 지나지 않고, 회의내용도 ‘소소위’에서 합의한 내용을 재확인하거나 합의내용 이행을 요구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 민주당측 주장으로 좁은 회의장이 선택돼 시민단체 모니터요원은 한 번에 한 명만 방청이 허용됐고, 기자들도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개는 했지만 여전히 ‘밀실’이 그리운 것 같다”고 꼬집었다.

▽자기 모순〓예결위는 이번 회기부터 소위 공개와 더불어 ‘상임위의 예비심사결과를 존중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 때문에 소위는 18일 여야의 예산안 처리 방침과 동떨어진 상임위 결과 보고와 기획예산처의 관련 설명을 듣는 데 하루를 허비했다. 정작 예결위 본회의의 부별 심사 내용 등은 전혀 거론도 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이 8조원의 대폭 삭감을 요구해 여야간의 시각차가 드러난 뒤에는 상임위의 심사결과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소위에 참여하지 않은 한 예결위 위원은 “소위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 작업을 수많은 의원들이 왜 했는지 허탈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구태는 줄었다〓소위 회의장 주변에는 아침마다 각 부처 관계자와 각 당 지역구 관계자들이 로비를 위해 북적거린다. 그러나 소위 회의장에 수없이 드나들던 ‘민원쪽지’는 올해에는 거의 사라졌다는 게 일반적 평가. 낮술을 마시고 회의장에 들어서는 등 불성실한 의원들의 모습도 올해는 눈에 띄게 줄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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