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법' 충돌…상정취소 소동

  • 입력 2000년 12월 18일 18시 41분


18일 국회 운영위에서 여야는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현재의 20석에서 10석으로 낮추는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단독상정 시도’와 ‘물리적 저지’가 맞서 충돌사태를 빚었다.

운영위는 당초 오후 2시 회의를 열려 했으나 민주당과 한나라당 간사협의에서 일단 법안심사소위에 넘기기로 합의한 상태에서, 소위구성 비율을 놓고 입씨름만 되풀이해 회의가 계속 늦춰졌다.

오후 5시20분경 민주당과 자민련의원들만이 조용히 회의장에 집결했고, 정균환(鄭均桓)위원장은 국회법 개정안을 단독상정하기 위해 입법조사관에게 보고를 지시했다. 보고발언이 시작되는 순간 여당 단독회의가 열린 사실을 안 정창화(鄭昌和)총무를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몰려들어 위원장석을 에워쌌다.

정총무는 “또 날치기야”라며 정위원장에게 거세게 항의했고, 민주당과 자민련 의원들은 “뭐가 날치기야. 45일이나 놀았으면 일 좀 해야지”라고 맞고함을 질렀다. 이 과정에서 흥분한 정총무는 위원장 책상 위의 명패를 내리쳐 명패가 두동강나기도 했다.

급기야 정위원장이 정회를 선포해 사태가 더 커지지는 않았으나 여야는 혹시 있을지 모를 상대측의 기습작전에 대비해 밤늦게까지 회의장 주변에 머물면서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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