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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17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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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단장과 대북지원▼
▽전금진(全今振)북측단장과 대북지원〓전단장은 각종 남북회담에서 대북지원을 얻어내 남북회담 최고의 ‘사업가’로 불린다.
전력 50만㎾(발전설비 건설시 6000억원 소요) 지원이 확정된다면 그가 남측에서 얻어낸 각종 지원액은 1조원에 육박한다.
전단장은 95년 중국 베이징(北京)회담을 통해 쌀 50만t(1850억원) 지원을 이끌어냈다.
98년 4월에는 남북비공개접촉 대표로 나서 차관급 당국회담(6월)에 합의해주는 대가로 비료 15만5000t(462억원·한적지원 5만5000t)을 챙겼다. 2차 장관급회담에서는 식량 60만t(1200억원)지원을 보장받았다.
그가 유일하게 실패한 회담은 새정부 출범 초인 97년4월 열린 비료회담. 당시 남측이 ‘상호주의’를 내세우며 이산가족사업과 교환할 것을 요구해 결렬됐다.
그러나 이 회담 이후 남북협상에서 ‘상호주의’에 대한 언급이 사라진 것도 흥미롭다.
4차 장관급회담 미합의사항 | ||
| 내용 | 남측 제안 | 당초일정 |
| 3차 남북적십자회담 | 내년 2월 | 12월13∼15일 |
| 이산가족 면회소설치 | 〃 3월 | 미합의 |
| 교수, 학생, 문화계인사 방문단교환 | 〃 3∼5월 | 4차장관급회담에서 논의예정 |
| 경평(京平)친선축구 | 1차대회 내년 6월15일 또는 8월15일·평양 | 4차장관급회담에서 논의예정 |
| 김정일·김영남남측방문 | 빠른 시일내 | 내년 봄 |
▼버릇처럼 된 '벼랑끝 회담'▼
▽남북회담은 ‘벼랑끝 회담’〓벼랑끝 전술은 북측의 막무가내식 밀어붙이기 협상태도를 가리킨 말이지만 남측도 최근 회담에서 “떠나버리겠다”고 최후통첩하는 식으로 이 전술을 거꾸로 쓰고 있다.
남측대표단은 15일 오후 평양 순안공항에 비행기를 대기시키고 대표단의 짐을 싣는 등 결렬 분위기를 연출하며 북측을 압박했다. 결국 다음날 옷도 바꿔입지 못한 채 공동보도문을 발표해야 했다. 남측은 9월 2차 적십자회담에서도 “금강산호텔을 떠나겠다”고 북측을 위협해 ‘재미’를 봤다.
반면 북측의 벼랑끝전술은 세련미를 더해가고 있다. 전력지원문제로 회담을 공전시키면서도 수시로 연락관접촉을 요청, ‘타협이 가능할 듯한’ 신호를 계속 보내 남측의 발목을 잡았다. 북측은 결국 전력지원문제를 협의할 경협추진위 개최일을 확정지었으나 남측은 이산가족문제의 제도적 해결을 위한 논의를 전혀 진척시키지 못했다.
▼메아리없는 외침▼
▽혼자만의 메아리?〓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은 귀환 후 “회담 전에 말했던 것처럼 북측에 ‘당당하게’ 임했다. 앞으로 ‘퍼준다’‘대북 저자세다’‘끌려다닌다’는 식의 비난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상은 이와 다르다. 남측은 회담분위기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서인지 국회의 ‘납북자 국군포로 송환촉구 결의안’을 북측에 전달할 시간을 재기만 하다가 결국 ‘열람’시켜주는 선에서 물러났다. 남측 회담관계자는 “결의안을 북측에 전달했으나 북측은 무슨 뜻인지 알겠으나 공식 접수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북측의 주적문제 제기와 장충식(張忠植)대한적십자사총재에 대한 비난도 되풀이됐다. 장재언(張在彦)북한적십자회중앙위원장은 만찬에 참석한 뒤 “(장총재를) 제거해야 한다”고 고자세를 보였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양측은 3차 적십자회담 일정조차 논의하지 못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