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연방제통일 강조나선 까닭은?

  • 입력 2000년 12월 7일 18시 39분


북한이 최근 6·15 남북공동선언은 연방제 통일로 나가는 길을 ‘명시’하고 있다고 연일 강조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영 평양방송은 5, 6일 이틀간 “북남공동선언은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제안과 남측의 연합제안의 공통성을 살리고 장차 연방제 통일로 나가는 길을 명시했다”고 보도했다. 또 6일 일본 교토(京都)의 한 심포지엄에서 한 북측대표는 기자들에게 “국방 외교정책에 관한 결정을 공동으로 내리는 남북한 공동정부가 5년 내에 출범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처럼 연방제 통일방안을 강조하고 나선 배경을 전문가들은 크게 두가지로 분석한다.

먼저 남한사회 내부의 이념적 혼란을 초래하려는 의도다. 정부는 남북공동선언 이후 “공동선언 2항은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에 공통점이 있어 함께 ‘연구’키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낮은 단계의 연방제’는 고려연방제와 달리 국방 외교권을 지역정부(남과 북)가 보유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는 것. 그러나 남북이 특정한 통일방안에 대해 합의를 한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북한은 이같은 통일관련 보도를 잇따라 내보내 남북이 연방제와 관련해 ‘모종의’ 합의를 한 것 같은 인상을 줌으로써 남한 내부의 혼란을 불러일으키려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제4차 남북장관급회담(12∼15일)을 앞두고 북측의 입지를 강화하고 북한주민들의 사상적 동요를 막기 위한 내부단속의 목적이 있다는 것. 정부의 한 당국자는 “고려연방제를 절대적으로 여기던 북한주민들에게 통일방안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선전용”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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