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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30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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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이산가족 교환방문단인 남북이산가족 200명은 이날 대한항공 KE815 특별기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경유해 서울과 평양에 각각 도착, 첫 단체상봉을 시작으로2박3일간의 상봉일정에 들어갔다.
평양 순안공항의 기상조건이 나빠 당초 예정시간보다 다소 늦게 이뤄진 첫날 단체 상봉에서 남북으로 흩어져 50여년을 살아온 아버지와 딸, 어머니와 아들, 형과동생, 남편과 아내들은 눈물로 분단의 벽을 허물기라도 하려는 듯 울고 또 울면서 몸부림쳤다.
북으로 간 남측 방문단 가운데 최고령자로,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를 탄 유두희(100.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할머니는 오후 4시40분께부터 평양 고려호텔에서 이뤄진단체상봉에서 "동길이야...동길이야"라고 외쳐면서 품으로 뛰어든 아들 신동길(76)씨와 만나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쏟아냈다.
또 양철영(81)씨는 전쟁으로 헤어졌던 아내 우순애(73)씨와 아들들을 만나 "고생많았다...수고 많이 했어..."라면서 아내의 두손을 꼭 잡은 뒤 이산의 아픔을 달랬다.
앞서 봉두완(奉斗玩)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를 단장으로 이산가족 100명, 지원인원 30명, 취재단 20명 등 151명으로 구성된 남측방문단은 이날 낮 12시47분 대한항공편으로 서울을 출발, 오후 1시47분께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숙소인 고려호텔에서 오후 늦게 북측 가족들과 상봉했다.
장재언(張在彦) 북한적십자회 중앙위원장을 단장으로 이산가족 100명, 지원인원20명, 취재단 15명 등 북측 방문단 136명은 같은 비행기로 오후 4시 10분 평양을 출발해 1시간여만에 서울에 도착했다.
북측방문단은 곧바로 숙소인 잠실 롯데월드 호텔로 이동해 여장을 푼뒤 반포동센트럴 시티 6층 밀레니엄 홀로 옮겨 애타게 찾던 가족, 친척들과 감격적으로 상봉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남북정상회담의 `6.15 공동선언'에 따라 지난 8월 1차 상봉후 3개월 보름만에 다시 이뤄진 것이다.
당초 남측 방문단은 이날 오전 9시 대한항공 특별기편으로 서울을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평양 순안공항의 짙은 안개로 3시간 47분여 출발이 늦어진데다 북측 방문단도 오후 4시10분께 평양을 출발, 5시가 넘어서야 서울에 도착하는 바람에 전체적인 상봉일정이 다소 지연됐다.
봉두완 남측단장은 평양에 도착한뒤 인사말을 통해 "모든 이산가족들이 생사확인부터 시작해 편지왕래와 고향방문을 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아 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상봉이 물꼬가 돼 모든 이산가족들 뿐 아니라 온 겨레가뜨거운 가슴으로 만나는 우리민족의 감격적인 역사가 시작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장재언(張在彦) 북측단장은 서울에서 `도착성명'을 내고 "이산가족 교환방문 사업이 북과 남의 화해와 단합을 이룩하고 조국통일을 촉진하는데 크게 기여하리라는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서울·평양=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