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창 화백 '안타까운 입원'…동생과 재회 앞두고

  • 입력 2000년 11월 19일 18시 36분


2차 이산가족 상봉으로 50년 만에 북쪽 동생과의 재회를 앞둔 운보 김기창(雲甫 金基昶·88) 화백이 병세가 악화돼 18일 입원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김화백의 동생 기만씨(71·화가)는 18일 북측이 통보해온 2차 방문단 명단에 포함됐지만 김화백은 지병이 악화돼 같은 날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것. 패혈증과 고혈압에 시달려온 김화백은 최근 다리까지 붓는 등 병세가 악화됐으며 현재 가족들과의 의사소통조차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화백의 아들 완씨(51)는 “아버님께서 몸이 안 좋으셔서 입원하게 됐지만 50년 만의 상봉이니 만큼 꼭 작은아버지와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며 “1차상봉 때 병석에 있는 노모를 아들이 병실로 찾아가 상봉이 이뤄진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두 분이 만날 수 있는 방법이 꼭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97년 노환으로 쓰러진 이래 지금까지 7번이나 장기 입원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김화백은 이번 입원 전까지 충북 청원군 자택에서 간병인 3명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했다. 간병인들은 “김화백이 동생을 만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한 뒤 눈물을 흘리는 등 대단히 기뻐했다”고 전했었다.

김화백의 동생 기만씨는 51년 누나 기옥씨(74)와 함께 월북했으며 이후 기옥씨는 의사가 됐고 기만씨는 조선화(한국화) 전공 화가로 북한에서 공훈화가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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