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메모' 3당 아전인수 해석 만발

  • 입력 2000년 11월 15일 18시 51분


“아니꼬워? 도대체 누가 뭘 어쨌기에….”

15일 정치권에선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가 전날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에게 써보낸 격려 쪽지 내용 중 ‘아니꼬워도 참고 소신껏 대응하시라’라는 대목을 놓고 분분한 해석들이 나왔다. 평소 극도로 정제된 어휘를 구사하는 JP가 ‘아니꼽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다소 의외였기 때문.

우선 자민련측은 “JP가 ‘아니꼽다’는 말을 우리 당 내부를 겨냥해서 썼겠느냐”며 다른 당 의원, 주로 한나라당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했다.

한 고위당직자는 “오랜 정치경력을 가진 이총리로선 과거 적지 않은 인연을 가졌을 사람들이 안면을 싹 바꾸고 험한 소리를 해대면 속이 뒤틀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야당의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를 앉아서 듣고 있다 보면 아니꼬운 생각이 들지 않겠느냐”며 한나라당측을 겨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공동정부의 총리로 모셔놓고 정작 밑에선 흔들어대는 게 민주당이나 자민련 의원들 아니냐”며 다른 해석을 했다.

한편 JP 자신은 진의를 묻는 당직자들의 질문에 대해 “그 이상, 그 이하도 없어. 그게 전부야”라며 더 이상 언급을 회피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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