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브라이트 방북]뚝심의 여장부 '북-미실타래'풀까

  • 입력 2000년 10월 22일 18시 54분


미국의 매들린 올브라이트(63) 국무장관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고 있다. 미 워싱턴의 중동평화 회담장에 보이더니 프랑스 파리, 이집트를 거쳐 이번에는 평양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유엔주재 대사를 하다 97년 1월 빌 클린턴 대통령의 집권 2기 멤버로 국무장관 자리에 올랐다.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이었다. 이후 3년 10개월간 100개국, 13만9000㎞를 누볐다. 역대 국무장관 가운데 최장거리 비행 기록이다.

매우 직선적인 성격의 그녀는 외교관 시절 대표적인 강경론자였다. 때문에 취임 직후에는 ‘쉽게 화를 내며 대중 인기만 노리는 그저 그런 외교관’이란 혹평도 나왔다. 하지만 그후 맹활약을 통해 99년 5월 미 ABC방송이 선정한 ‘20세기의 여성 100인’에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체코의 바츨라프 하벨 대통령이 올 초 체코출신인 그녀에게 체코에서 대선에 출마하라고 권할 정도.

37년 체코에서 유대계의 후손으로 태어났다. 나치 탄압으로 조부모가 숨지자 당시 외교관이던 아버지 요세프 코르벨은 영국으로 망명했고 48년 체코가 공산화되자 11세 딸을 데리고 미국으로 이민했다. 부모가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던 탓에 그녀는 부임 직후 워싱턴포스트지가 가계의 비밀을 밝혀내 보도할 때까지 이같은 집안 내력을 전혀 몰랐다. 웨슬리대 정치학과를 우등으로 졸업했으며 컬럼비아대 행정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외교관 생활을 해왔다.

올브라이트 장관의 이번 평양행에는 한국계인 해럴드 고(고흥주) 인권담당 차관보, 웬디 셔먼 대북정책조정관, 찰스 카트먼 한반도 평화회담 담당 특사,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대변인 등 쟁쟁한 국무부 간부가 수행했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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