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노벨상 수상]김정일위원장과 공동수상 안된이유

  • 입력 2000년 10월 13일 18시 01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파트너였던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노벨평화상 공동수상의 영예를 얻지 못했다. 김위원장이 한반도 평화정착의 토대를 쌓는데 일조한 것은 사실이지만 처음부터 수상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는 게 정설.

우선 공동수상 불발의 이유로 북한이 '테러 지원국'의 이미지를 벗지 못한 점을 꼽을 수 있다. 조명록(趙明祿)군총정치국장의 방미(訪美)외교를 통해 대외관계 개선에 나섰지만 김위원장이 테러지원국의 통치자라는 인상이 국제사회에 깊이 새겨져 있었던 것.

보다 실질적인 이유는 노벨상 선정 절차상의 문제라는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노벨상 수상자 결정은 그 해 2월 이전에 서면으로 노벨위원회에 추천된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후보 추천이 만료된 2월에는 남북관계가 진전되지 않은 상태여서 김위원장은 추천대상으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

정부 당국자들은 그러나 남북정상이 노벨평화상을 공동수상했다면 북한의 변화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나타낸다. 또 김대통령이 올해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했다면 내년 봄 김위원장의 서울답방과 평화선언 등을 계기로 공동수상할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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