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영수회담이후 화합기류 "모처럼 훈풍"

  • 입력 2000년 10월 10일 18시 45분


여야 영수회담을 계기로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관계가 눈에 띄게 개선되면서 어렵게 조성된 여야의 화합 기류가 언제까지 계속될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덕담 경쟁〓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는 10일 당4역 회의에 앞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에 대해 “이총재도 여야 관계를 빼면 청렴하고 깨끗한 분”이라고 말했다. 서대표는 또 당직자들에게 원활한 국회 운영을 촉구하면서 “불필요한 말싸움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른 당직자들도 한나라당을 자극하지 않으려 애썼다. 한나라당이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발표 내용을 강하게 비난했으나 민주당은 장전형(張全亨)부대변인 명의로 한나라당의 배후 여부를 추궁하는 논평만 내고 추가 반격을 자제했다.

한나라당 역시 국회운영에 대한 협조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총재는 이날 지도위원 및 고문단과 잇따라 식사를 하면서 영수회담 내용을 전하고 국회 대책을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지도위원과 고문단이 ‘남북관계에 대해 국민투표를 할 수도 있다’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발언을 한 목소리로 비난했으나 이총재는 “대통령 발언이 (구체적인 계획을 가진) 의도된 발언은 아닌 것 같다”고 두둔했다.

정창화(鄭昌和)원내총무는 “대통령이 자민련 민국당 등과 함께 국회를 이끌어 가는 데 한계를 느낀 것 같다”고 말했고 김기배(金杞培)사무총장은 “야당의 협조가 없으면 국민적 호응을 받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법사위한빛은행사건, 선거사범 수사
정무위대우차 매각, 현대사태 및 현대 대북사업
재경위경제위기론, 제2차 기업 구조조정
통일외교통상위대북 경협 등 남북 관계 개선 방향 및 속도, 한미·북-미 관계 문제
국방위경의선 복원, 남북 관계 개선에 따른 안보태세, 주한미군 문제
행정자치위정부조직법 개정, 사직동팀 운영, 지방자치단체 운영 문제
교육위특성화 교육 문제점, 통일 교육
과기정보통신위IMT-2000사업, 도청 감청 남용, 벤처기업 위기론
문화관광위위성방송 사업자 선정, 지상파 디지털방송 전송방식, 언론개혁
농림해양수산위농수축협 구조조정, 수입농수산물 검역, 쇠고기 수입 완전개방 대책
산자위공기업 구조조정, 고유가 대책
보건복지위의약분업, 국민연금 문제, 의보통합 문제점
환경노동위비정규직 근로자 문제, 외국인 고용 합법화 여부
건설교통위인천국제공항 운영 문제, 러브호텔 인허가 허점 등 난개발 대책

▼ 일각선 '한시적 밀월'전망 ▼

▽대화 분위기는 언제까지〓그러나 일부에서는 주요 현안에 대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이총재의 기본인식에는 변화가 없다며 양측의 ‘밀월관계’가 한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총재가 남북관계 개선 속도조절과 경제위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촉구했지만 김대통령이 겉으로는 긍정적으로 대꾸했을 뿐 수용 의사는 밝히지 않아 여야관계의 근본적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들이 많다.

실제로 이번 정기국회의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남북 경협과 공적자금 추가 조성문제 등을 놓고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기본 입장의 차이로 인해 한판 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동운영키로 한 국회 남북특위와 정책협의회 역시 순조로운 운영이 쉽지 않은 상태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관계 개선’이 자민련의 소외감을 부추겨 민주당과 자민련의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자민련 의원들은 벌써부터 “표결할 때 보자”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송인수·이철희기자> 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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