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노동당 기념행사]통일부 訪北허가 '고민'

  • 입력 2000년 10월 6일 18시 56분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55주년 기념일인 10일엔 어떤 행사가 벌어질까.

예년과 달리 이번 행사가 주목받는 것은 북측이 남북화해 기류에 맞춰 남측 정당, 사회단체 및 개인을 집단 초청했고, 정부가 이들의 방북 승인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기 때문.

우선 올해 행사는 규모면에서 역대 최대행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22일 전국인민예술축전을 시작으로 기념행사와 연구토론회가 이어져 ‘D 데이’를 닷새 앞둔 5일 현재 30여건의 대내행사와 18건의 해외행사가 열렸다. 이는 역대 최대였다는 95년 당 창건 50주년 때의 31건을 훨씬 넘어선 것.

정부 당국자는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북에서 벌어졌던 각종 기념행사에 대해 “할 수 있는 행사는 모두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행사들은 10일 김일성(金日成)광장에서 벌어질 ‘메인 이벤트’를 위한 준비행사에 불과하다는 게 이 당국자의 얘기. 당일 군사 퍼레이드와 100만군중 시위, ‘충성의 편지’ 전달식 등으로 축제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는 것.

정부가 고민하는 대목은 행사의 ‘이념성’. 북측은 초청 서한에서 “‘명절’을 함께 쇠자”고 언급했지만 북의 명절이 주로 사회주의국가 수립과 관련이 있고, 행사의 전반적 색채도 김정일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이벤트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

이같은 행사 성격 때문에 정부는 남측 단체나 개인이 행사에 참석할 경우 노동당의 정통성 과시와 내부 체제강화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통일부가 초청단체들에 선뜻 방북 허용을 하지 못하는 것도 결국은 노동당 행사가 갖는 이같은 한계 때문이다.

개최된


행사

9.22전국인민예술축전 개막
9.27김일성화·김정일화 온실 개관
10.2국가도서전람회 개막
10.3김정일선집 제14권 출판
10.4김일성 김정일 혁명사적표식비 및 백두산 3대장군 혁명사적표식비 제막

개최


예정


행사

10.10김정일 금수산기념궁전방문
10.10경축열병식 및 100만군중시위
10.10∼충성의 편지 전달식
10.10평양시 청소년 5만명 집단체조
10.9청년학생야회 및 횃불행진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