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위원장 메시지]"6·15선언 확실히 실현돼가고 있어 만족"

  • 입력 2000년 9월 14일 23시 21분


▼김정일위원장 구두메시지▼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14일 청와대를 예방한 김용순(金容淳)노동당 대남담당비서를 통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구두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위원장은 이 메시지에서 “역사적인 평양 상봉을 통해 합의된 공동선언이 확실히 실현돼가고 있는 데 만족한다”며 어떤 경우에도 6·15공동선언은 확실히 이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메시지 내용.

“대통령께 정중한 안부인사를 전합니다. 역사적인 평양 상봉을 통해 합의된 6·15공동선언은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선언 내용이 확실히 실현돼 가고 있는 데 만족하고 있습니다. 특히 평양에 오셨을 때 허례허식을 싫어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에 따라 공동선언이 나왔고 이제 잘 집행하고 관철해 나가야 합니다. 공동선언의 수표(서명)가 확실히 말라가며 굳어지고 있습니다. 공동선언에 훌륭한 내용들이 많이 나왔는데 또 과거처럼 되돌아가서는 안됩니다. 어떤 경우에도 공동선언을 확실히 실천하고 이행해야 합니다. 나는 그런 마음으로 충만해 있습니다.(선물로 보내준) 진돗개는 잘 자라고 있습니다. 북에서는 풍산개, 남에서는 진돗개를 보낸 것은 선물로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고, 민족이 단합하고 앞으로 통일시대를 열어 가는 상징입니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김대중대통령 답례메시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김용순비서로부터 김정일국방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받고 “6·15공동선언이 충실히 이행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추석 선물로 송이버섯을 보내준데 감사한다는 뜻을 김국방위원장에게 전달해 달라고 김비서에게 당부했다. 다음은 김대통령의 답례 메시지 내용.

“추석을 택해 따뜻한 선물(송이버섯)을 보내준데 대해 감사합니다. 6·15 공동선언은 충실히 이행돼야 합니다. 평양에서도 얘기했지만 인생은 영원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 때 무엇을 했느냐가 더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가 민족의 운명을 이 시기에 결정할 자리에 있다는 것도 참으로 의미있는 일입니다. 우리가 잘하면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나라와 민족을 물려줄 수 있을 것이고, 잘못하면 불행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우리는 민족의 통일을 바라면서도 이것을 서둘러서는 안되고 그 기반을 확고히 닦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는 임기 때까지 이런 노력을 할 것이고, 후임자가 또 그것을 진전시켜 가도록 생각하고 있습니다.우리가 한 일을 이제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여기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하나하나 흔들리지 않고 합의 사항을 실천해 가야 합니다. 그러면서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서 가야 합니다. 차분히 하나하나 해가는 것이 빠른 길입니다. 그런 노력을 합시다. 보내주신 풍산개도 잘 크고 있습니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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