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당직개편]정책위장 내정 이완구씨 "안맡겠다"

  • 입력 2000년 9월 1일 18시 43분


자민련은 1일 단행한 당직개편과 관련, 발표시점을 놓고 3차례나 오락가락했다. 전날 오후 대변인실을 통해 1일 오전 신임 당직인선을 발표한다고 했다가 곧4일로 발표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1일 오전 다시 방침을 바꿨다.

또 막상 발표된 당직자 명단에는 신임 정책위의장의 이름이 비어있었다. 김종호(金宗鎬)총재직무대행은 “적격자를 물색 중”이라고 설명했지만 사실은 정책위의장으로 내정된 이완구(李完九)의원이 끝내 고사한 때문이었다. 이의원은 “당의 노선이 확실치 않고 어정쩡한 상태여서 당직을 맡을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부총재 및 내각제추진위원장으로 발표된 강창희(姜昌熙)의원도 “사전에 얘기도 없이 발표하는 게 어디 있느냐”며 김종호대행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강의원은 “나는 안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며 당직 고사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당직인선을 둘러싼 이같은 잡음은 당 지도부에 대한 소속의원들의 불만과 당의 앞날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 때문이라는 게 당 안팎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한 재선의원은 “현재의 과도기적 총재직무대행 체제를 그대로 놔둔 채 당직자 몇 명 바꾸는 것으로 어떻게 당의 근본적인 쇄신을 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자민련은 당직개편과 함께 그동안 기능정지 상태에 있던 간부회의 당무회의 등 각종 의결기구를 정상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당 기구의 정상화가 새로운 분란의 불씨로 작용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한 당직자는 “각종 회의기구가 가동되면 당장 전당대회 개최 등 부담스러운 요구들이 많을 텐데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프로필

▽오장섭 사무총장〓경영인 출신의 3선의원. 15대 총선 때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했으나 재선거에서 승리한 뒤 자민련으로 옮겼다. 16대 국회 들어 원내총무를 맡아 비교섭단체의 설움 속에서도 협상력과 추진력을 발휘했다는 평가.

△충남예산(53) △한양대 화공학과 △JC중앙회 부회장 △국회 재해대책특별위원장

▽이양희 원내총무〓95년 자민련 창당멤버로 참여한 ‘JP 직계’ 재선의원. 노태우(盧泰愚)정권에서 대통령 정무비서관과 정무1차관을 지냈다. 원만한 성품이나 간간이 고집스러운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바둑실력이 수준급.

△대전(55) △서울대 법대 △대통령직인수위 경제분과위원 △자민련 사무부총장, 수석부총무, 대변인

▽변웅전 대변인〓아나운서 출신으로 대변인직만 이번이 네 번째. 15대 지역구의원을 지냈으나 16대에서는 공천에서 탈락해 원내진출에 실패.‘DJP연대’라는 말을 처음 만들어냈을 만큼 순발력과 조어력이 뛰어나다.

△충남서산(60) △중앙대 문리대 △MBC 아나운서실장 방송위원 △자민련 원내부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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