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핫라인 추후 협의…장관급회담 대표단 귀환 하루 연기

  • 입력 2000년 8월 31일 18시 33분


남북은 제2차 장관급회담의 최대 쟁점 사안인 군사직통전화 설치 등 군사적 신뢰구축과 긴장완화 문제를 추후 협의하는 것으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남측대표단은 이날 당초 귀환예정일을 하루 넘겨가며 심야까지 북측과 비공개 막후접촉을 벌인 결과 이같이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측대표단의 한 회담관계자는 “군사적 신뢰구축과 긴장을 완화하는 구체적인 조치가 공동보도문에 명시되지는 않지만, 구체적 조치를 암시하는 문구(文句)가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재규(朴在圭)남측 수석대표는 이날 오후 5시경부터 50여분간 평양시내 모처에서 북측 고위인사를 만나고 돌아와 이 문제를 최종 조율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남북은 이날 ‘신뢰구축과 긴장완화문제 협의’ 등 6, 7개항의 ‘공동발표문’(북측은 공동보도문) 문안정리를 마무리짓고 1일 오전 공식발표한다.

남북은 투자보장, 이중과세방지, 분쟁조정, 청산결제 등 경협과 관련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실무위원회를 9월중 개최키로 합의했다. 남북은 또 경의선 복원공사와 함께 문산∼개성간 새 도로 건설문제를 협의할 실무협상을 9월중 갖기로 했다.

양측은 이산가족 교환방문을 연내에 두차례 더 실시하되 구체적인 일정은 9월초에 열리는 남북적십자회담에서 논의키로으며 남한 인사들의 백두산관광과 북한 인사들의 한라산 관광을 9월 중순과 하순에 각각 실시키로 했다. 남북은 또 3차 장관급회담을 9월말 서울에서 갖기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남북 대표단은 이날 낮 만수대의사당으로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예방해 30여분간 환담하고 오찬을 했다. 이 자리에서 김상임위원장은 “9월초 유엔총회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다시 한번 민족문제를 가지고 이야기하게 될 것을 기대한다”며 “김대통령이 연로한 몸으로 ‘6·15공동선언’ 이행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평양〓공동취재단>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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