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北관료대상 개방경제 교육"…제3국서 실시 추진

  • 입력 2000년 8월 24일 18시 42분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해외에서 북한 관료들을 대상으로 개방 경제정책에 관한 교육 및 연수를 실시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정통한 소식통은 24일 “KDI가 북한 관료 교육 프로그램 실시에 대한 사업 승인과 예산 배정을 요청해와 심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가 추진하는 프로그램은 경제정책을 맡고 있는 북한 관료들을 제3국으로 초청해 북한의 대외 개방시 사회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고 북한 경제를 발전시키는 방안을 남한측과 공동으로 연구하는 사업. KDI는 북한 관료 교육 및 연수지로 중국 베이징(北京)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계획이 실현될 경우 남북 경협을 한층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북한 경제 인력을 대상으로 자본주의 경제와 기업경영에 관한 실무 교육을 담당할 가칭 ‘통일경제 경영원’을 북한의 경제특구에 설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KDI 관계자는 “교육 프로그램 추진을 전담할 기구를 최근 구성했다”며 “기획예산처 등 관계 부처의 협조를 받아 거의 모든 절차가 끝났지만 잘못하면 북한의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는 문제라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 관료 몇 명이 세계은행이나 아시아파운데이션 등에서 비공식 연수 형식으로 개방에 대비한 정책 등에 대해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 관료의 자발적 참여 여부가 이 프로그램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DI가 준비중인 프로그램에는 △북한에서의 외국인 투자 및 대외 무역 확대에 따른 정책 대안 개발 △동구권 붕괴 및 중국의 개방에 관한 연구 △남북 교류 증진을 위한 법적 제도적 개선책 마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소는 필요하다면 이 프로그램을 중국 영국 독일 등의 연구소 및 학자들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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