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李총재 방북' 입씨름…'진실게임' 언제까지?

  • 입력 2000년 8월 20일 18시 47분


여야는 최근 며칠 사이에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 방북문제와 관련해 국민을 상대로 ‘진실게임’을 벌였다.

게임은 17일 시작됐다. 이날 ‘북한에 야당을 초청할 것을 권했다’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야당은 즉각 “당사자인 야당에는 일절 통보도 없이 이뤄져 유감”이라는 논평을 냈다. 그러자 여권 고위관계자는 “야당의 요청으로 북한측에 이총재 초청 의사를 타진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18일 한나라당은 여권이 ‘덮어씌우기 정국’을 시도하고 있다며 발끈했다. 이총재도 “청와대가 지난번 김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할 때도 방북단에 야당대표를 포함시키는 문제와 관련해 야당에 요청하지도 않고 요청한 것처럼 얘기했다가 사과한 적이 있다”며 “왜 이런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권의 고위관계자는 “야당은 우리가 부도덕하다고 말하고 있으나 사실은 그 반대다. 진실을 가지고 게임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진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이총재는 이날 당장은 방북의사가 없음을 공식 발표하면서 정부에 대해서는 “경솔한 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어 19일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집권세력의 음모적 행태가 점입가경”이라며 청와대와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을 상대로 “야당의 어떤 인사가 이총재의 방북을 요청했는지 해명하라”는 내용의 공개 질의서를 냈다.

그러나 청와대의 반응은 ‘노코멘트’다. 어느 쪽이 진실을 말하고 어느 쪽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정치권의 ‘진실게임’은 아직도 결과를 알 수 없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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