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이산상봉]감회…아픔…말말말

  • 입력 2000년 8월 15일 19시 31분


남과 북의 이산가족 교환방문 첫날인 15일, 서울과 평양에서는 반세기만의 만남을 맞는 감회가 남달랐다. 이산의 아픔과 상봉의 흥분이 담긴 발언들을 소개한다.

▽이 가까운 길을 50년 동안 기다려 이렇게 멀리 왔다(북측 방문단 이내성씨, 김포공항 도착 후 기자들에게).

▽못난 애비를 용서해다오(북측 방문단 최필순씨, 헤어질 때 한살이던 아들 중선씨에게).

▽분명히 저쪽에 자갈밭이랑 숲이 있었는데…(남측 방문단 한재일씨,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순안이 자기 고향이라며).

▽빈대떡이 예전에 어머니가 해주시던 바로 그 맛이다(남측 방문단 김원천씨, 평양 고려호텔에서 점심을 들며).

▽식사 중에는 갈비찜이 가장 맛있었다. 조선사람인데 맛을 달리 느끼겠느냐(북측 방문단 전덕찬씨,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점심을 들며).

▽북에 있는 여동생 만나러 가는 길이 마치 눈을 뜬 심봉사가 심청이 만나러 가는 것 같은 기분이다(남측 방문단 여인열씨, 방북길에 오르며).

▽우리 집사람이 북쪽 가서 아내를 만나면 직접 끼워 주라고 했다(남측 방문단 최태현씨, 방북에 앞서 선물로 반지를 준비했다며).

▽보름만에 서울에 왔는데 올 때마다 통일의 열기가 높아지는 것이 느껴진다(조선기록영화 촬영소 소속 최영화기자, 남측 기자들과 인사하며).

▽53년 만에 아버지를 만나니 우리 곁을 떠난 (김일성)수령님 생각이 더 난다(남측 방문단 이정승씨의 아들 영철씨, 기자들이 소감을 묻자).

▽재회의 염원을 억누르고 우리에게 먼저 만남의 기쁨을 넘겨주신 나머지 이산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남측 방문단 장충식단장, 방북 전 인사말에서).

▽살아 계신다고 할 때가 언젠데 이제는 돌아가셨다고 하니,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믿을 수 없다(남측 방문단 장이윤씨, 서울 출발 전 기자들에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