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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8월 6일 1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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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이 본격화하면서 각 후보들이 ‘선거운동’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당을 비판하는가 하면, 지도부의 지침을 무시하고 불법 선거운동까지 하는 등 ‘겁없이’ 나가고 있어 당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경선 주자 중 “당이 대통령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등의 당 비판론을 본격 제기하고 있는 사람은 5, 6명. 조순형(趙舜衡)의원 등은 “당락에 관계없이 내 소신을 말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같은 당 쇄신 주장에 대해 일선 대의원들도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내에선 “일부 후보는 엊그제까지 주요 당직에 있었으면서도 마치 자신은 당무에 아무 책임이 없는 것처럼 남의 탓만 하고 있다”는 등의 불만도 없지 않다.
한 의원은 “국회파행사태 때 당 지도부가 잘못 대응했다고 비판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그 문제는 몇 차례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총의로 대처한 것”이라며 “뒤늦게 딴소리를 하는 것은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불법 선거운동도 점차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얼마전 모 도지부대회가 끝난 뒤 일부 후보진영에서 대회에 참석한 지구당위원장들을 상대로 향응을 제공하는 장면이 목격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모 후보진영의 인사는 “일부 후보는 홍보CD에다 금품까지 돌린다는 정보가 있다”며 “지도부 지침을 지키다간 우리만 당할 판”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이에 대해 한 고위당직자는 “후보들이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생각에 말과 행동이 너무 앞서나가고 있는 것 같다”며 “강력한 계도활동으로 지금은 선거과열이 다소 진정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언제 재발할지 몰라 고민”이라고 말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