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관급회담]北대표단 구성 '괜한 걱정'

  • 입력 2000년 7월 30일 19시 03분


“북측대표단은 ‘안개대표단’인 모양입니다.”

남북장관급회담장인 신라호텔 남측 종합상황실에 나와 있는 정부 관계자는 북측대표단을 이렇게 표현했다.

당초 정부 일각에서는 북측대표단에 군사 경제분야 대표가 없다는 분석 탓에 두 분야의 합의 도출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기우(杞憂)임이 판명됐기 때문.

정부는 24일 경제 국방 문화 등 분야별 전문가로 대표단을 구성했다. 하지만 27일 북측이 통보해온 대표단 명단에서 군사 경제분야 전문가를 찾기 어려웠다.

수석대표인 전금진 내각책임참사와 최성익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부장은 ‘대남대화일꾼’이고 김영신 문화성부상, 유영선 교육성국장, 량태현 내각사무국과장은 직책상 군사 경제전문가로 봐주기 힘들었던 게 사실.

하지만 예상은 김포공항에서부터 빗나갔다. 전금진수석대표는 29일 공항에서 김종환(金鍾煥)국방부정책보좌관과 악수하면서 “큰 일 해봅시다”라며 특별한 관심을 표시했다.

이런 분위기는 회담에서도 이어졌다. 30일 회담의 주요 합의사항 중 하나가 연락사무소 설치 합의였고 양측은 군사직통전화 설치에도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의 최대 성과를 군사분야에서 올린 것. 양측은 또 경제협력 확대에도 합의했다.

이를 두고 회담장 주변에서는 두가지 해석이 나왔다.

하나는 김정책보좌관의 카운터파트였던 량내각사무국과장이 군사전문가이거나, 수행원 중에 ‘숨은 실세전문가’가 있었으리라는 것. 또 하나는 양측이 회담 준비를 위한 비공개 사전접촉에서 이미 상당한 양해를 이룬 상태여서 ‘얼굴마담’으로 족했으리라는 것이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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