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관은 19일 저녁 한나라당 주진우(朱鎭旴)총재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보고할 게 있다”며 이총재와의 면담을 요청했다. 보고 내용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 초청에 의한 남측언론사 사장단 방북과 이를 협의하기 위한 문화부와 북측 해당기관의 베이징(北京) 접촉 결과였다. 박장관은 특히 문화부가 북측이 이총재를 비난한 데 대해 항의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총재는 “그 정도 얘기라면 전화 통화로도 된다. 꼭 만나서 들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일축했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의 국회 ‘개판’ 발언과 정대철(鄭大哲)의원의 이총재 비난 발언 등으로 국회가 시끄러운 마당에 그런 문제로 찾아올 것까지 없다는 뜻에서 예방 제의를 거절했다”고 부연했다. 한 당직자는 “박장관이 그런 전화를 걸어온 것 자체에 대해 이총재가 불쾌해 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장관은 “18일 면담 제의를 했더니 19일 아침 주실장이 일정이 맞지 않는다며 거절해 전화로 보고 내용을 말했다”며 “큰 정치 하신다는 분이 서로 밝히지 않기로 한 내용까지 발표할 것까지야 있느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