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부총재 '李총재 김정일 만날용의'에 떨떠름

  • 입력 2000년 6월 20일 19시 57분


“남북정상회담에 한나라당 대표를 파견할 수 없다고 우길 때는 언제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19일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당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다면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히자 박근혜(朴槿惠·사진)부총재는 못내 떨떠름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박부총재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방북 때 함께 갈 한나라당의 정상회담 대표로 거론됐으나 ‘북측의 전략에 말릴 가능성이 있다’는 논리로 당지도부가 반대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었다. 때문에 이총재의 회견내용에 대한 박부총재의 불만은 ‘오락가락’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당지도부에 대한 불만처럼 들렸다.

박부총재로서는 이번 평양행이 ‘7·4 공동성명’을 만들어낸 부친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의 뜻을 잇고 기린다는 의미에서 더욱 원했던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총재측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한나라당 대표가 정상회담 일행 중 한 명으로 가는 것과 을 반대한 것은 북한이 주장해온 정당 및 사회단체 연석회의의 모양을 갖춰 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이 문제는이총재와 김정일위원장간의 단독 면담문제와는 차원이 다르다”라고 반박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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