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YS청와대 회동]공감없이 겉돈 100분

  • 입력 2000년 6월 19일 19시 12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19일 청와대 오찬 회동은 두 사람 모두 ‘자기 할 얘기’만 하는 등 1시간 40분 내내 겉도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김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와 의미를 설명한 뒤 의견을 구하자 김전대통령은 한마디 칭찬도 없이 줄곧 북한의 이중성이나 국민 동의 없는 공동선언 발표 등 문제점만 꼬집었다.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은 “두 분의 회동은 대화가 아니었다”고 평했다.

다음은 박의원이 전한 두 사람의 주요 대화 내용.

▽YS〓수고하셨다. 대통령은 김정일이 주한 미군 주둔 문제를 양해한 것처럼 말했는데 며칠 전 북한 중앙방송은 (주한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고 방송했다. 북한은 늘 겉 다르고 속다르다. 또 남북간 대화도 중요하지만 국내 대화도 중요하다. 이번 공동선언에 대해 반드시 국회의 동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DJ〓….

▽YS〓김정일이 천하의 독재자라는 것은 다 아는데 이번에 전세계에 개방적이고 평화 지향적인 지도자로 널리 광고시켜 주는 결과를 낳았다. 오늘 아침 전화를 받았는데 대구 경북대에 인공기가 휘날린다고 하더라. 이번 일을 통해 당장 내일 모레 통일이 될 것같은 환상을 국민에게 심어 줬고 대통령도 흥분 상태 아닌가.

▽DJ〓그건 그렇지 않다.

▽YS〓김정일은 김대통령의 재임중 계속 얻어내려고만 할 것이다. 그런 식으로 시간이 지나면 명분과 실리를 다 잃을 수 있다. 그리고 김정일 서울 답방을 요청했다는데 김정일은 안보상 이유도 있고 남한이 (일사불란한) 북한 체제와 달라서 결국 못 올 것이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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