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金대통령 연설문-北자료 최종 검토

  • 입력 2000년 6월 12일 23시 17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역사적인 평양방문을 하루 앞둔 12일 청와대 내 녹지원을 산책하며 구한말 선조들의 잘못된 선택이 후손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안겼는지를 생각하며 상념에 잠겼다.

그러면서 김대통령은 이번 평양길에서 무엇을 해야 민족과 후손에게 봉사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민족 융성의 기회를 되살릴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다는 것이 박준영(朴晙瑩)공보수석비서관의 설명이다.

이번 만남이 민족의 장래에 도움이 되고 민족에 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각오도 다졌다는 것.

정상회담이 갖는 민족사적 의미를 김대통령이 그만큼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대통령이 이날 청와대에서 이희호(李姬鎬)여사와 함께 경내를 산책하며 상념의 시간을 가진 것도 그 때문.

연못에 들러 물고기 먹이를 주기도 했고 오랜만에 녹지원 벤치에 앉아 관저에서 키우는 진돗개 처용과 나리를 쓰다듬어주기도 했다.

김대통령은 오후에는 각종 연설문들을 다시 한번 숙독하고 북한의 풍물이나 지형, 주요 인물들에 관한 자료도 재검토하는 등 실무 준비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한편 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평소보다 배가 넘는 하루 평균 100∼150건이나 올라왔다. 한 일본인(56)은 “한국의 분단이 과거 일본의 잘못 때문이었음을 사죄하며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합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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