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여야, 결의문 초안부터 신경전

  • 입력 2000년 6월 8일 19시 43분


남북정상회담이 불과 나흘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여야가 정상회담을 뒷받침하기 위한 국회 결의문조차 만들지 못한 채 신경전만 거듭하고 있다.

8일 국회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관련 결의문 기초 특위’ 소위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미리 준비한 5개항의 결의문 초안을 제시했다.

초안은 ‘남북 당국간의 진지한 자세와 성실한 노력을 촉구하고 남북정상회담 합의 사항에 대한 후속 입법 조치를 마련하는데 초당적으로 협력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정상회담이 국가 안보 및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긴밀한 연관이 있는데 결의문 초안이 너무 추상적이고 개괄적이라는 것.

정형근(鄭亨根) 이한구(李漢久)의원은 특히 “정상회담이 남북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진행되어야 하며 회담 의제에 반드시 북한 핵 문제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을 결의안에 담아야 한다”고 수정 제의까지 했다.

민주당 간사인 천정배(千正培)의원이 “이번 회담이 남북 정상간의 최초 회담인 만큼 일반 국민의 통일 염원을 담는 수준에서 결의문을 채택하자”고 설득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실랑이 끝에 여야는 9일 오전에 다시 모여 논의키로 하고 산회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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