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공조복원 선언]"여론 곱지 않지만 생존 위해선…"

  • 입력 2000년 5월 25일 23시 48분


“우리가 택할 길은 실사구시(實事求是)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의 25일 발언은 민주당과의 공조복원을 기정사실화하는 선언이다. 총선참패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살길을 모색하자는 ‘현실정치인 JP’다운 화두(話頭)인 셈이다.

JP는 “자민련이 총선에서 17명이 당선될 줄을 누가 상상이나 했느냐”며 자신의 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국정책임은 시민연대나 논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정치인에게 있는 것”이라며 공조재개에 대한 비판여론에 관계없이 자신의 생각을 밀고 나갈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국회 원내교섭단체도 구성하지 못하는 제3당으로 전락한 처지에서 생존과 실리를 위한 유일한 길은 공동여당으로의 재편입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할 수 있다. 또 이미 국무총리를 추천한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는 생각도 한 것 같다.

JP는 22일까지만 해도 강창희(姜昌熙)전사무총장을 통해 “누가 공조한다고 했느냐”며 총리추천과 공조복원은 별개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JP는 당초 단계적인 수순을 밟아가려던 생각이었으나 모호한 태도에 대해 비난여론이 빗발치는데다 당내의 분위기도 갈수록 뒤숭숭해 이날 연찬회를 계기로 ‘비교적’ 분명한 입장표명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연찬회에 참석한 당선자들은 자유토론에서 ‘DJP 회동’을 통해 공조복원을 공식화하는 시점만 남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정우택(鄭宇澤)정책위의장은 “공조는 이미 실질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고, 오장섭(吳長燮)원내총무는 “이제 ‘DJP 회동’을 통해 공조의 틀과 방향을 공식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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