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DJP 공조와 相生정치는 별개" 야당 달래기

  • 입력 2000년 5월 25일 19시 59분


청와대가 ‘이회창(李會昌)달래기’에 나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은 25일 앞서거니 뒤서거니 ‘DJP 공조 복원’에 반발하는 한나라당을 누그러뜨리려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 같은 발언에는 한나라당의 공세에 대한 반박이라는 의미도 함축돼 있는 듯했다.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정례브리핑에서 “여야가 대화와 협력을 통해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기본 입장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며 “영수회담 합의와 DJP 공조 회복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박수석은 이어 “김종필(金鍾泌)총리 후임에 자민련의 추천을 받은 박태준(朴泰俊)총리가 기용됐고 그의 뒤를 이한동총리서리가 이어받는 등 16대 총선때를 제외하고는 대선 이후 지금까지 흐트러진 적이 없이 공동정부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좀처럼 공식 발언을 않는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도 기자들에게 “영수회담합의를 깼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과대 해석”이라면서 “공조 복원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킨 것이며 공조 복원과 무소속 당선자 4명의 입당은 정계 개편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강변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상생(相生)의 정치’를 포기하지 않았음을 거듭 강조하는 이유는 여야간 밀월(蜜月)이 현시점에서 깨질 경우 남북정상회담뿐만 아니라 향후 국정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걱정 때문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청와대 내에서도 “대북(對北)비료지원에 대한 국회 동의를 요구하는 등 야당의 태도를 볼 때 어차피 ‘수(數)의 정치’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어 여야관계는 ‘제한적 상생’의 수준을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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