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지도부 '金龍煥총재說-민주당 合黨說' 어수선

  • 입력 2000년 5월 23일 19시 29분


이한동(李漢東)총재의 국무총리행(行)으로 자민련 지도체제의 개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도체제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민주당과의 공조문제는 물론 향후 정국구도도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민련은 일단 23일 김종호(金宗鎬)부총재를 총재직무 대행으로 임명, 과도체제를 출범시켰지만 이 체제가 오래갈 분위기는 아니다.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과의 합당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열쇠를 쥔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강창희(姜昌熙)사무총장을 통해 "당에서 상의해 정하라"는 입장을 밝힌 뒤 계속 입을 다물고 있다.

JP 주변에선 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상임집행위의장의 이름이 흘러나오고 있다. JP의 한 핵심 측근은 "지난해 내각제 파동 이후 두 사람간의 불편했던 관계는 13일 김의장의 청구동 방문으로 완전히 회복됐다"며 "JP는 이미 김의장에게 당을 맡아달라는 간접적인 의사타진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런 JP의 '구상'이 실현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의장이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김의장은 "현 정국에서 내 이름은 빼는 게 좋을 것"이라며 "나와는 무관한 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당내에는 "4·13총선에서 자민련을 흠집낸 사람을 다시 총재로 모신다는 말이냐"며 김의장에 반대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이날 사표를 낸 강창희사무총장은 "결국 경선(競選)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총재 경선에 관심을 보였다. 설령 김의장을 영입하려 해도 그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서귀포=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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