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YS 9일 회동]가까워질까 더 멀어질까

  • 입력 2000년 4월 30일 19시 37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9일 회동은 김대통령 취임 이후 첫 독대다. 두 사람은 98년 7월 31일 김대통령의 전직 대통령 초청 만찬과 지난해 10월 16일 부산 민주공원 개원식에서 만난 적이 있으나 단독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YS는 그동안 김대통령이 초청한 세 차례의 청와대 행사에 모두 불참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김대통령을 ‘독재자’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해 왔다. 이런 사정 때문에 9일 회동이 관계 회복의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도 30일 “두 분이 서먹서먹한 관계를 해소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 YS는 9일 회동에 합의해 놓고서도 지난달 25일 워싱턴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김대통령의 임기는 실질적으로 작년 말에 끝났다. 김대통령이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해서 애들 교육에 안 좋다”는 등 김대통령을 비난했다.

YS를 수행하고 있는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은 30일 “김전대통령이 청와대회동에서 정상회담에 대한 조언뿐만 아니라 ‘독재자’라고 했던 정치적 입장도 분명히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미루어 YS는 ‘관계회복’보다는 남북정상회담이 자신의 집권 시절이던 94년 합의했다가 무산된 점을 들어 실질적인 ‘산파(産婆)’임을 주장하고 회담에 관해 김대통령을 ‘훈수(訓手)’하겠다는 의도로 회동을 수락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대두되고 있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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